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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홍월루-3
by 오만대잡경 In Egloos 사우스파크형 캐릭터 만들기 by MASQURADE 핸드폰 바탕화면 문구... by Preparing for the first f.. 크리스마스라고는 합니.. by ABYSS IN THE 란드그리스 자신의 도플갱어는 무엇.. by MASQURADE Love Story by The blue sky 음.... by 오만대잡경 In Egloos 데스나이트 흉갑제작 PA.. by 오만대잡경 In Egloos 피의잉크님 블로그에서 .. by ~Terra Incognita~ 제11차 슈퍼검색어대전 by 잠보니스틱스 |
[단편]홍월루 -2
[단편]홍월루-1 홍월루- 3. 토너먼트는 마상전으로 나무로 된 랜스를 들고 서로에게 돌격해 상대를 말에서 떨어뜨리는 것이 기본적인 룰이다. 이를 위해 탄생된 토너먼트 전용 아머들은 거의 움직일 수 없는 오른 팔과 장정의 두툼한 손바닥보다도 두터운 오른 쪽 흉갑을 가지고 있었다. 매우 우스운 꼴이며 실제로도 너무 무거운 우측 탓에 제대로 입고 걷기조차 힘든 것이 마상전용 갑옷이었다. 저런 식의 갑옷을 처음으로 입은 것이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저런 갑옷을 만들어 입고도 정정당당을 기치로 내거는 기사도를 운운한다는 것은 생각할수록 꽤나 웃기는 일이라고 이라스터는 생각했다. ‘무엇보다 실전에는 도움도 안되고 말이지.’ 기실 오른쪽의 장갑만을 두텁게 해놓은 데다 팔도 자유롭게 움직이지 못하는 갑옷이 전장에서 얼마나 쓸모가 있겠는가. 기사는 말을 탄다는 점에서 기마병과 같지만, 그들이 랜스 하나 만을 사용해 무조건 돌진하는 것은 아니다. 기사가 체스판에서 세 칸 직선 앞의 오른쪽이나 왼쪽으로 움직이는 까닭은 그들이 그 기동력을 사용해 신출귀몰한 기동성을 보여주기 때문이었다. 또한 첫 돌격전 이후엔 기사라 하더라도 얼마든지 육전을 해야 한다. 말에 아무리 바딩을 대어 봐야 말이 쓰러질 수도 있고 죽을 수도 있으니까. 물론 실전이 아닌 전투에서 다치는 건 최대한 피하고 싶어서 그런다는 것은 머리로 알고 있지만, 역시나 가슴으로 와닿지는 않는다. 이래서야 마주보고 한대씩 치는 것과 무엇이 다를까. 힘 좋고 잘 버티면 거의 장땡인 것이다. 무엇보다 결국 마상전에서 배운 기량은 실전에서의 돌격전과는 전혀 도움도 안되고 닮은 점도 그다지 없다는 점에서 짜증이 났다. 어찌 되었건 하지 않을 수는 없는 일이기 때문에 이라스터도 갑옷을 걸치기 시작했다. 오른쪽으로 기우는 이 느낌은 언제 생각해도 불쾌하다. 그리 생각하며 그는 종자 대신-아직 견습인 그가 종자를 거느릴 수는 없으므로-궁내사용인들의 도움을 받아 말에 올랐다. 말도 좀 불편해 하는 눈치라고는 생각했다. 이라스터는 24회전 출전이었다. 즉 이미 23명은 떨어졌다는 이야기다. 17번째 탈락자는 어깨가 빠졌는지(대체 어떻게 갑옷 위로 맞아서 어깨가 나갔는지 물어보니 아이드의 상대라고 했다. 랜스로 랜스를 밀치면서 끝을 어깨에 대고 거의 찍어버렸다고 한다. 사실 어깨가 나간건 랜스끼리 부딫힐 때였을 수도 있겠다.)갑옷을 벗기도 힘들어하고 있었다. “견습, 이라스터 데 펠테그라트!” “견습, 카로데 본 에르휘나!” ......견습기사라고 그렇게 굳이 이야기해야할 이유는 없지 않나 싶기도 하지만, 본디 마상전등의 [대결]에선 자신의 신분과 이름을 심판 두 명이 호명하는 것이 격식이었기에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이라스터...?” 방금 올라온 기사의 이름을 들은 시나트라 비니디어 기르쉬 (중략) 엘류시온 공주는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들고 시합장을 쳐다보았다. 피곤해서 잠시 고개를 숙인 사이에 소개가 나왔고, 지금 시합장에 있는 두 견습기사 중 누가 그인지는 알 수 없었다. 사고를 대비하여 바이저는 이미 내려가 있었고, 두 기사의 갑옷 역시 큰 차이가 없었다. 물론 문장 역시 들어가 있지 않았다. 견습 기사인 이상 평민 출신의 견습기사도 있기 때문에-어차피 평민출신으로 기사가 되는 경우는 적기는 하지만-선수들 간에 차별을 두지 않기 위해서 문장은 넣지 않기 때문이다. “호오- 공주, 누군가 신경 쓰이는 기사가 있는 것이냐?” 전형적인 국력-결국은 병력을 소중히 여기는 제국 황제인 테프로니안4세가 시이나에게 의아하다는 듯 말을 걸었다. 물론, 주변에서 순간 술렁-물론, 기척으로만-하는 분위기가 휩쓸고 지나간 것은 당연지사였다. ‘시나트라 공주님이 신경 쓰시는 기사가 나왔다는데요?’ ‘둘 다 일단은 귀족이지요? 어디보자.... 저쪽이 어느 집안이더라?’ 라는 운운의 소규모 정보교환이 시작되면서 이야기가 왜곡되어 ‘3공주에게 정인이 있다지요?’라는 이야기까지 나오는 데에는 그다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러나 공주는 그저 담담히 고개를 내저으면서 아무것도 아니라는 말투로 주변의 귀족과 각료들의 두뇌 회전의 가치를 땅에 떨어트려 버렸다. “아닙니다. 그저 들어본 것도 같은 이름이 들린 것 같았기에 말해 보았던 것일 따름입니다.” 공주의 얼굴은 겸손하고 조용한 표정만을 띄우고 있었기에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거나 더 캐물어 보려는 생각 따위는 하지 않았다. 그저 모두들 시합장을 바라볼 뿐이었다. 적어도 공주가 관심을 가지는 견습기사의 시합은 봐두는게 도움에 되겠다 싶어서였다. 물론 테프로니안4세 만은 그녀가 얼마전 기사양성소 견학을 다녀왔다는 것을 기억하고 있었기에 대충 무슨 일인지는 짐작하고 있었다. 난데없이 가장 주목받는-물론 비교적 소수인 귀족들의 관심이었지만 일단 그들이 가장 중심에 있으므로-마상전의주인공이 되어버린 이라스터와 카로데는 자신들도 모르는 압박을 받게 되었다. 억울하다면 억울한 노릇이다. 대체 왜 자신들이 압박을 받아야하는지도 모르고 있는 상황이었으니. 이라스터는 랜스를 쥔 손에 힘을 빼고 잠시 어깨에 힘을 풀었다. 물론 랜스는 겨드랑이 쪽의 고리에 걸려 있었으므로 떨어지거나 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다만 그의 경우는 다른 기사들의 그것보다 옆구리와 팔사이가 조금 넓게 되어 있었기에 어깨에 힘을 풀어도 불편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체격이 분명 질기긴 하지만 아이드처럼 엄청나게 튼튼한 체격은 아니었던 그는 이번 마상전에도 나름의 수를 써두었다. 겨드랑이를 벌리기 위해 어깨 밑의 겨드랑이 관절엔 천조각을 끼워 넣어 억지로 팔을 들어올렸다. 이제 나름의 작전이 통할지 한번 알아볼 차례이다. 심판이 깃발로 신호를 보내었다. 동시에 두 견습기사는 스스로 자신의 통성명을 나누었다. “견습, 이라스터 데 펠테그라트!” “견습, 카로데 본 에르휘나!” .....스스로 견습이라고 소리지르니 두배로 창피하다. 물론 이라스터로서는 덕분에 공주가 자신을 알아차릴 기회가 되었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겠지만 어쨌든 창피한건 창피한거다. 두(견습)기사는 자세를 바로 했다. 둘 사이의 거리는 약 20미터. 서로 바이저까지 내린 상태에서는 불가능하지만, 그래도 그들은 서로의 눈이 마주쳤다고 생각했다. 그 순간, 신호나팔이 긴 파장의 저음을 뿜어내었다. 카로데 본 에르휘나의 발도, 이라스터 데 펠테그라트의 발도 똑같이 자신들의 말의 옆구리를 걷어찼다. 말이 땅을 박차는 순간 보이지 않는 힘이 몸을 약간 뒤로 잡아당기며 그들을 흔들었다. 비산하는 땅의 조각. 흙을 튀기며 상대에게 육박하는 나무 랜스는 가죽으로 마무리한 그 끝으로 상대를 찾는다. 마치 눈 먼 개가 냄새로 적을 찾아가듯이. 이후에 벌어질 일-무서운 속도로 두꺼운 갑옷과 충돌하는 나무랜스는 십중팔구의 경우 부서진다- 따위에는 신경도 쓰지 않는다. 뭐, 물론 이라스터나 카로데가 그런 것까지 신경써줘야 할 이유는 없다. 그들의 당면한 최우선 과제는 어디까지나 눈앞에 다가오고 있는 상대의 랜스다. 남은 거리 5미터 정도에서 두 남자는 서로의 위치와 거리, 자신의 자세를 점검했다. 이라스터의 경우는 겨드랑이의 고리의 위치도 약간 올리고, 팔도 옆으로 들고 있어, 랜스의 위치자체는 조금 더 높지만, 실질적으로는 어깨에 직접적으로 가해지는 충격이 더욱크기 때문에 꽤나 위험한 자세였고, 카로데의 자세는 그야말로 정석 중의 정석이라 할 수 있는 몸을 약간 앞으로 숙이고 랜스는 옆구리에 딱 붙여 지면과 수평을 유지하고 있었다. 진짜 금속으로 만든 랜스라면 상대의 몸에 닿는 순간 몸통을 관통하고 그를 꿴채로 들어올리리라. 랜스의 끝을 기준으로 남은 거리 3미터. 이라스터가 랜스를 쥔 오른팔을 더 높이 들었다. 카로데는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뭐지? 설마하니 기마전에 금지되어 있는 말 공격이라도 할 생각인가? 그렇다해도 지나치게 어개에 부담이 가는 자세일텐데?’ 물론 나름대로 명문가의 자제로 훌륭한 교육을 받고 자란 에르휘나가의 차남은 놀라는 와중에도 차분하게 그와 이라스터간의 교차점, 공격궤도 등을 계산하고 있었다. 그리고 에르휘나는 이라스터의 늑골 끝을, 바꿔말하면 복부장갑과 연결되는 가슴판을 노렸다. 남은 거리는 2미터. 그때 이라스터가 슬쩍 말의 진행방향을 미세하게 왼쪽으로 바꾸었다. 예상되는 교차점에서의 궤도오차는 그야말로 동전 하나 정도의 크기. 그것을 서 브라하와 카로데 두 사람만은 눈치챌 수 있었다. 그러나 이 상태로라면 의미가 없다. 이라스터의 가슴은 아직 카로데에게 겨냥되어 있었고 큰 문제는 없다. 분명 그럴터였다. 앞으로 1미터. 그러나. “훅!” 짧은 숨을 뱉어내며 이라스터의 왼팔이 작은 원을 그리며 고삐를 재빠르게 왼팔에 휘감고 오른쪽 겨드랑이에 다가갔다. 동시에 허리가 왼쪽으로 살짝 기울었다. 어차피 오른쪽이 지나치게 무거운 토너먼트 갑옷이라 일반적으로 갑옷을 입고 말 위에서 하면 위험할 일임에도 그는 떨어지지 않았다. 허를 찔린 카로데의 랜스가 이라스터의 겨드랑이근처를 지나는 순간, 이라스터의 왼손이 재빠르게 오른쪽 겨드랑이 관절에 고정용으로 끼워둔 헝겊을 빼내며 동시에 랜스의 자루역시 겨드랑이 고리에서 벗어났다. 덜컹하고 무게로 내려온 랜스가 카로데의 늑골을 스치고는 그대로 긁으며 지나갔다. 카로데는 이대로라면 어깨로 부딫힐 때 버티는 자의 승리라 생각하고 허리와 어깨에 힘을 주려 했다. 그러나 이라스터가 노린 건 그런 것이 아니었다. 아직 오른쪽 겨드랑이 근처에 있던 왼손이 오른손의 바로 앞. 그러니까 랜스의 손잡이 앞부분을 잡았다. 그 이후로는 순리대로 였다. 기사들의 몸통이 교차하는 순간, 왼쪽으로 후려친 랜스의 손자루 뒤쪽이 카로데의 명치를 후려 올려쳤다. 손잡이가 올려쳤으니 당연히 땅에 박히게 된 랜스 앞부분은 이라스터를 받침점으로 지레를 형성했고 먼 힘점에서 가까운 작용점에 구현된 힘은 카로데의 몸을 무시무시한-이라스터의 양팔 힘에 말이 달리는 힘, 거기에 지렛대의 원리까지 동원 되었다.- 힘으로 밀어올렸고, 결과적으로 카로데는 이라스터의 옆구리에 랜스-이제는 팔뚝이 끼인 채로 말에서 떨려나와 질질질 끌려갔다. 카로데를 잃은 말과 이라스터의 말이 서로 속도를 잃고 거의 섰을 때, 장내에는 엄청난 침묵이 몰려들었다. 기사 같지 않은 전법이라 매도하고 싶은 이도 있었던 듯하지만 모두 입을 열수가 없었던 것 같다. 잠시 후 쏟아진 엄청난 박수와 갈채 덕에 귀족들은 자신들도 환호해야할지-일단은 랜스 끝으로 친다는 통념에서 벗어났으므로 비난해야 할지 알 수 없는 상황에 처했고, 이라스터 뒤에 남겨진 후보생들은 대체 어찌해야 자신들도 더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지 고뇌해야했다. 물론 일부는 이라스터에게 원한의 전파를 날려주는 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테아, 체로키 폰 대링부츠 등 총 40명-둘 다 말에서 떨어진 팀이 하나 있었다.-은 이후 익일부터 기사 선출전 제 2차 관문인 서바이벌에 들어간다. 오늘은 이상 휴식에 들어가고, 오늘 마상전이 끝난 자의 경우는 명찰을 지참하여 치료실로 오면 정도에 따라 체력회복과 상처치료를 행한다. 이상이다!” 둘째 날까지 총 81명의 견습기사가 격돌했다. 사람의 수가 이전의 반 이하로 줄어들어버린 기사양성소는 지나치게 넓어보였다. 서로 경쟁상대임을 알면서도 호연지기를 기르고 검을 섞는 훈련을 해온 이들이다 보니 1차 통과자들 역시 마음이 싱숭생숭했다. 그때 체로키가 이라스터의 어깨를 툭 쳤다. “어이, 곡예사.” “이봐, 이봐 남말할 처지가 아니라구 이젠.” 그도 그럴 것이 체로키는 이라스터의 변칙 수에 재미를 느낀 건지, 말의 가슴에에 안장을 묘하게 연결해 안장 째로 말의 옆구리로 돌아 미끄러지면서 상대의 허벅지를 쳐올려 낙마시킨다는 정말 황당한 일을 해냈기 때문이었다. rm 말을 들은 체로키는 머리를 긁적이며 아이드를 가리켰다. 이런걸 두고 물귀신 심보라고 하던가? “뭐, 곡예사같은 녀석이라면 랜스로 랜스를 맞춰서 어깨를 탈구시킨다는 녀석도 저기 있잖아.” “... 나까지 걸고 넘어지지 말라구.” 아이드는 그렇게 투덜대고는 숙소로-어차피 그와 이라스터는 어제 마상전을 끝냈기 때문에 치료를 하거나 샤워를 할 일이 없었다.- 향해버렸다. 체로키도 샤워라도 해야겠다며 욕탕으로 향해버렸고, 할 일이 없어진 이라스터는 기사양성소를 나와 병사훈련소까지 뚫린 연병장을 걸었다. 저녁바람이 조금은 길어진 앞머리를 떠올렸다. 남들이 보기엔 언제나 평상심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털털하고 대범한 남자인 것만 같은 이라스터이지만 나름껏 불안과 흥분으로 들떠 있었는데 막상 대회가 시작되고 보니 그냥 별 느낌이 없었다. 별 생각은 들지 않는데도 주변이 자꾸만 변해가는 느낌을 받으며 앞머리를 쓸어 올린 그의 눈앞에 이상한 그림자가 보였다. 저녁이니 검은 그림자가 보여야할텐데도 그 그림자는 이상하게도 하얀 색이었다. 땅에 누워 있지도 않았다. 순간 이라스터는 멍한 머릿속으로 ‘유령’이라는 단어를 떠올렸다. 전혀 무섭지는 않았지만, 어두운 저녁에 불빛하나 없는 연병장에서 땅에 발을 디디고 서있는, 그것도 아름다운 여자의 모습을 한 하얀 그림자라면 당연히 유령이라는 말을 떠올려도 그를 비난할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시력을 집중하여 하얀 그림자에게 다가가던 이라스터는 깜짝 놀라며 무릎을 꿇고는 고개를 조아렸다. “미천한 견습기사 이라스터 데 펠테그라트가 제국의 제2공주이신...!” “고개를 드시고 이제 일어나세요. 제 이름이라면 고개를 꺾고 외우시기엔 지나치게 기니까요.” 그제서야 목소리를 죽이고 고개를 든 이라스터는 공주보다 어두운 색의 옷을 입고 있는 수행원 몇을 그녀의 주변에서 볼 수 있었다. 물론 고위인사의 수행원일수록 자신이 그곳에 없는 듯 행동하기 때문에 조금은 위신 없는 그녀의 어투를 지적하는 사람은 없었다. 공주는 이라스터의 옆을 스쳐지나 걸으며 그에게 넌지시 다시 한번 말을 걸었다. “황급히 꿇느라 무릎 아프실텐데, 함께 걸을 수 있을까요?” “예? 아, 예!” 무릎을 꿇은 것만큼이나 빠르게 일어난 이라스터는 공주의 옆을 따라 걸었다. 어느새 시간이 저녁에서 밤이 되어가며 떠오른 반달이 그녀를 비추고 있었다. 푸르고, 부드러운 황금빛, 하이얀 진주빛. 모든 것이 그녀에게 있었다. 시이나가 무언가를 말하면 젊은 견습기사는 그녀에게 힘겹게 쫓아갔다. 마치 앞서는 석양을 추격하는 말처럼. 어려운 화두나 복잡한 이야기는 없었다. 그저 파티에서 기사와 레이디가 그러하듯 예의바른 문답 몇 마디가 간간히 오갈 뿐이었다. 그러나 시이나는 무언가 기쁘게 이야기하고 있었고, 이라스터는 얼굴을 붉히며 대답하고 있었다. 달만이 비추는 밤. 연병장을 따라 걷고 있었기에 멀리 관문의 보초도 내일을 위해 쉬고 있을 견습기사도 보이지 않았다. 설령 있더라 하더라도 공주의 수행원들이 염문을 막기 위해 그들을 물렸을 것이다. 그래서 청년의 눈에는 그저 너무도 아름다운 소녀와, 달과, 별과, 멀리보이는 수도의 불빛들만이 눈에 들어왔다. 마치 그녀의 목소리가 부드러운 바람같다고 생각하며 이라스터는 그녀의 입술을 고개를 숙인채 흘끔 바라보았다. “...만약, 공이 이번 승격심사에서 통과 된다면...” “그때는 공주님께 저의 레이디가 되어달라 간청해도 되겠습니까.” 이라스터는 예의가 아니라 진심을 담아 물었다. 달빛을 받는 공주는 살짝 얼굴을 붉히며 그에게 손을 내밀었다. -============================================================== 아,예. 오랜만의 3화입니다. 어허허헛. 예. 예, 드디어 공주가 이라스터하고 직접 대면했습니다. 사실은 정식기사 될 때까지 못 만나게 하려고 했는데 공주가 자기 맘대로 하겠다고 수행원 데리고 나온 겁니다. 시이나: 그런 거였어요? 본: 아니 뭐 이미 나온 김에 그런 건 신경쓰지 말라구. 이라스터: 뭐, 작가님이야 원래 커플증오로 유명하니까... 본: 증오한 적까진 없는 것 같다. 곡예사 놈아. 이라스터: 작가님이 시킨 거잖아요! 본: 흥이다. 뭐, 아마 이라스터가 연병장에 안나와 있었다면 수행원 중 하나를 시켜서 불러냈겠죠. 그나저나 견습기사 중에 이름 나온 세녀석은 그야말로 카레이도 스타들이군요. 음음. 머리 쓰는 녀석이나 단련한 육체를 활용하는 놈을 좋아하긴하지만 다들 너무 튀어서... 차력사 아이드에 밸런스 이라스터, 프리키 체로키인가. 뭐, 어떻습니까. 비겁하다고 할지도 모르겠지만, 달리 부정을 저지른 것도 아니고 정해진 장비 내에서 활용한 거니까요. 저는 비효율적인 기사도는 좋아하지 않습니다. 쟌 다르크가 전적을 올린 방법 중 하나가. 당시 기사도에 어긋나느니 비겁하다느니 해서 안쓴 전법을 쓴 결과라는 이야기도 있지요. 하지만 꽉 막힌 정석주의자들만 있어서야 전법이건 세계건 변혁과 발전을 기대하기는 힘들겠지요? 어쨌든 공주는 자기가 첫눈에 반했다는 이야기는 아직 안한 상태입니다. 아니 사실 첫눈에 반했다는 건지도 모를거고. 손을 내민 건 언약의 키스라고 해서 왼손 약지에 하는 키스를 위한 겁니다. 레이디가 되어주겠다. 라는 승낙이죠. 어쨌든 스토리적인 본격적인 복선의 시작은 다음 화 서바이벌 전부터 시작됩니다. 과연 이라스터와 시이나 커플은 작가의 방해를 물리치고 러브러브커플이 될 수 있을 것인가! 시이나, 이라스터: 역시 그런 거였어!! 아, 그러고보니 눈치채신 분도 계시겠지만, 시이나공주의 이름인 시나트라는 "My Way"를 부른 프랭키 시나트라에서 따온 겁니다. 황제인 테프로니안은 프라이팬 코팅제로 유명한 테플론에서 따왔죠;;; 참고로 테플론하면 재임중 클린턴 대통령의 별명이기도 했답니다.(테프론 처럼 뻔뻔하게 잘 버틴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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